점심을 먹고 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눈꺼풀이 무겁게 느껴지시나요?
저도 식사 후 머리가 멍해지고, 하품이 끊이질 않아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피곤해지는 일이 잦았습니다. 그때는 단순히 “밥 먹었으니까 졸리지” 정도로 넘겼지만,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 수치가 경계라고 나오면서 처음으로 혈당 관리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운동이 물론 중요하긴 하지만, 가장 빠르고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변화는 식습관이었습니다. 사실 근본적인 개선 방법이 식습관이지요. 혈당으로 인한 당뇨병을 식원병이라고 하잖아요? 요즘은 성인병이라는 표현보다 나이 불문하고 나타난다하여 식원병이라고 표현합니다. 식사가 원인이란 말이지요.
특히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에서 GI지수를 낮추는 식단으로 바꾸자 식후 피로감과 졸림이 줄어드는 걸 뚜렷이 느낄 수 있었지요. 이 글에서는 GI지수란 무엇인지, 왜 그것이 중요한지, 실생활에서는 어떤 식품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중심으로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GI지수란? 단순한 숫자, 그 이상
“GI지수(Glycemic Index)”는 1981년 캐나다 토론토대학교에서 처음 제안한 개념으로, 어떤 음식이 혈당을 얼마나 빨리 올리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이 수치는 각 식품에 포함된 탄수화물이 소화, 흡수된 후 혈당에 미치는 영향 속도를 기준으로 측정됩니다.
GI지수 측정 방식
실험 대상자에게 해당 식품에서 추출한 탄수화물 50g을 섭취하게 합니다.
섭취 후 2시간 동안 혈당 수치의 변화 곡선을 추적합니다.
이 곡선을 기준 식품인 포도당(또는 흰빵)의 반응 곡선과 비교해 비율(%)로 환산한 값이 바로 GI입니다.
예를 들어, GI가 70이라는 말은 해당 음식이 포도당의 70% 속도로 혈당을 올린다는 뜻입니다.
GI지수가 낮은 음식이 왜 중요한가요?
1.혈당 급등을 막아 피로감과 공복감을 줄입니다
고GI 식품을 섭취하면 혈당이 빠르게 상승하고, 인슐린도 과도하게 분비됩니다.
그 결과 혈당이 급격히 내려가면서 ‘식곤증’과 같은 졸림, 공복감, 무기력이 생깁니다.
2.인슐린 저항성을 예방합니다
지속적인 고GI 식품 섭취는 인슐린이 잘 작동하지 않는 상태, 즉 인슐린 저항성을 초래하게 되며, 이는 제2형 당뇨병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3.체지방 축적을 억제합니다
혈당이 자주 급등하면, 인슐린은 여분의 당을 지방으로 저장하려 합니다. GI지수가 낮은 식품은 이런 전환을 줄여줍니다.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저GI 식품
GI지수는 개념으로만 보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생활에서는 아주 쉽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아래 표는 일상적으로 섭취 가능한 저GI 식품들을 유형별로 정리한 것입니다.
식품군 | 예시 식품 | GI지수 | 특징 및 팁 |
---|---|---|---|
곡류 | 귀리, 보리, 현미, 퀴노아 | 50 이하 | 흰쌀과 섞어 먹으면 부담 없이 시작 가능 |
채소 | 브로콜리, 오이, 시금치, 양배추 | 15~30 | 조리보다 생으로 섭취할수록 GI가 낮음 |
과일 | 사과, 배, 자몽, 체리, 블루베리 | 30~50 | 주스보다는 과육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 중요 |
콩류 | 렌틸콩, 병아리콩, 검은콩 | 30 이하 | 단백질과 식이섬유 풍부해 포만감 유지에 효과적 |
유제품 | 플레인 요거트, 저지방 우유 | 30~40 | 무가당일수록 GI가 낮음, 설탕 첨가 제품은 피해야 함 |
견과류 | 아몬드, 호두, 피스타치오 | 20 이하 | GI는 낮지만 칼로리가 높아 하루 한 줌 정도 적당 |
한식재료 GI 수치
GI 수치는 혈당을 얼마나 빠르게 올리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55 이하: 저GI / 56~69: 중GI / 70 이상: 고GI로 분류됩니다.
한식에 쓰이는 대표적인 곡류, 채소, 과일, 반찬류 재료 위주로 구성하였습니다.
분류 | 식재료 예시 | GI지수 | 구분 | 비고 |
---|---|---|---|---|
곡류 | 흰쌀밥 | 73 | 고GI | 가장 흔한 고GI 식품, 대체 필요 |
곡류 | 현미밥 | 55 | 저GI | GI 낮지만 식감으로 인해 적응 필요 |
곡류 | 보리밥 | 48 | 저GI | 흰쌀과 섞어도 효과적 |
곡류 | 귀리밥 | 55 | 저GI | 포만감 우수, 오트밀 대체로도 사용됨 |
곡류 | 감자 (삶은 것) | 78 | 고GI | GI가 높아 혈당에 급격한 영향 가능 |
곡류 | 고구마 (삶은 것) | 54 | 저GI | 감자보다 낮아 대체 가능, 식이섬유 풍부 |
콩류 | 검은콩 (삶은 것) | 30 | 저GI | 반찬, 밥류 혼합에 적합 |
콩류 | 두부 | 15 | 저GI | 거의 혈당 영향 없음, 단백질 보충용으로도 우수 |
채소 | 무 (생 또는 데침) | 30 | 저GI | 국, 김치, 생채에 자주 활용 |
채소 | 당근 (생) | 70 | 고GI | GI는 높지만 GL은 낮음 – 소량 섭취 가능 |
채소 | 가지 | 20 | 저GI | 구이, 찜에 활용 가능 |
채소 | 시금치, 상추, 깻잎 등 | 15~20 | 저GI | 쌈채소류 대부분 혈당 영향 거의 없음 |
채소 | 김치류 | ~15 | 저GI | 발효 과정으로 혈당 영향 없음, 안심 곁들임 식품 |
과일 | 사과, 배 | 35~38 | 저GI | 한식 디저트로 자주 사용, 과다 섭취만 주의 |
과일 | 수박 | 72 | 고GI | GI는 높지만 GL은 낮음, 소량 섭취 가능 |
유제품 | 플레인 요거트 (무가당) | 35 | 저GI | 당 없는 요거트만 해당, 식후 간식 적합 |
기타 | 잡채당면 (고구마 전분) | 70 이상 | 고GI | 전분 성분이 강해 GI 높음, 섭취량 조절 필요 |
저GI 식생활을 위한 실천 팁 4가지
밥은 현미, 보리와 함께
흰쌀만 먹기보다 잡곡을 50% 섞으면 GI를 낮출 수 있습니다.
채소는 식사 전에 먼저
식전 채소는 탄수화물 흡수를 지연시켜 혈당 상승을 늦춰줍니다.
과일은 주스로 먹지 않기
섬유질이 제거된 주스는 GI가 훨씬 높습니다.
튀기지 않고 찌거나 삶기
같은 식재료라도 조리법에 따라 GI는 달라집니다. 간단한 조리법이 더 건강합니다.
GI만 보면 안 되는 이유: GL지수도 함께 보세요
GI지수는 식품이 혈당을 얼마나 빨리 올리는지 보여주지만, “GL지수(Glycemic Load)”는 한 번에 먹는 양을 반영해 실제 혈당에 주는 영향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예를 들어 당근은 GI는 70으로 높지만, 실제 탄수화물 함량이 낮아 GL은 매우 낮습니다.
→ 즉, 당근은 많이 먹어도 혈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식품입니다.
GI지수는 속도, GL지수는 영향의 크기라고 이해하시면 좋습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식사 속에서도 혈당을 서서히,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선택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GI지수가 낮은 식품을 중심으로 식습관을 조정하면, 단순히 당뇨 예방뿐 아니라 피로감 완화, 체중 조절, 집중력 향상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공복혈당이 높게 나왔을 때 어떤 식단을 구성해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식단 구성법과 예시를 중심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건강한 몸은 단기간의 다이어트보다, 식습관의 방향을 제대로 잡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